본문 바로가기

날씨 좋으면 라이딩도 갔었고

시골길 낮바리

주말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디 놀러가지도 누굴 만나지도 못하는 상황은 바뀌지가 않고..

그래서 날씨가 좋아보이길래 장갑과 헬멧을 챙겨 슬금슬금 집 밖을 나왔다.

식당이나 카페같은 곳에 가지 않고 다른 사람과 접촉만 하지 않는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볍게 동네 한 바퀴 돌고 올거라 목적지는 따로 없이 출발했다.

그런데 마침 떠오른 지난 기억. 밤바리로 시골길에 갔는데 정말 무섭지만 짜릿했던 그 기억.

그 시골길과 산길을 낮에 한 번 가보기로 결정했다.

그 밤바리 이후, 한 번 더 밤에 산길을 갔었는데, 두 번째로 가도 무섭기는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산에서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고라니도 만나서 제발 고라니가 울음소리만 내지 않기를 기도하며 지나갔다.

(고라니의 울음소리를 들어보지 못하였다면 유튜브에 검색해서 들어보길 바람....)

두 번이나 가본 터라 그 산길 까지는 이제 티맵 없이도 갈 수가 있다!!

한적한 시골 길에 거름 자국을 띄엄 띄엄 남기는 트랙터를 뒤따라 천천히 달리다 보니 바로 그 산길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 산길을 낮에 보니 정말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올것 같았다.

 

 

완전한 쭉 뻗은 도로가 아니어서 더욱 운치 있었다.

오른쪽, 그리고 왼쪽으로 조금씩 굽은 도로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림에 존재하는 소실점과도 같이 이 산길에도 그 소실점이 있어서 사진을 찍기도 참 좋았다.

산길 위에서 봐도, 산길을 내려와 아래에서 봐도 길의 끝은 보이지가 않았다.

이 곳에 여름에 온다면 정말 푸른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듯 했다.

 

 

그리고 다시 이 산길을 지나 계속 이어지는 한적한 시골 길을 따라 달렸다.

멀리 자동차 전용도로의 차들은 빨리 달렸지만

시골 길 위의 내 오토바이는 3단을 유지하며 시골 내음을 그대로 느끼며 달렸다.

아직은 하얀 마시멜로(?ㅋㅋㅋ)밖에 보이지 않는 시골의 논이 펼쳐져 또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소똥 냄새를 맡으면서 달리다 보니,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 있어서 오토바이를 세웠다.

아직은 겨울 냄새가 가지 않아 차가운 색감의 시골에 진한 초록색이 눈에 띄게 소나무들이 자라 있었다.

 

 

하늘이 정말 푸르고 청명한 그런 날씨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바람이 엄청 불었다...

도로에서 달리고 있으면 바람이 양 옆에서 막 밀치는 느낌을 그대로 받았다.

그래서 멀리는 가지 못하고 가까이 있는 동네 한 바퀴만 돌고 집에 들어왔다.

짧게 한바리 하고 와서 아쉬웠지만 원래 뭐든지 감질맛 나게 하는게 제일 좋은거 아니겠는가!!

간만에 푸른 하늘도 보고, 진한 초록색도 봐서 짧은 바리에도 충분히 기분전환이 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