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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렇게 살고 있다

청주 무심천 데이트 (feat. 카페목간)

간만에 여자친구를 청주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전부터 오도바이를 뽈뽈뽈 타고 청주에 도착했는데 날씨가 너무나도 좋아 무심천을 거닐었다.

산책하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하늘도 맑고 공기도 맑...은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날씨를 만나게 되어

서로 사진 찍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무심천을 버스타고 지나쳐본 적은 많지만 무심천을 따라 걷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청주시 특유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남들이 겉으로 보기엔 별 볼일 없는 하천일지도 모르겠지만,

계속 걷다 보면 사진 찍을만한 포인트가 꽤나 자주 나온다.

 

무심천을 빠져나와 청주 지하상가 근처의 카페 목간으로 향했다.

청주의 카페 목간은 목욕탕을 카페로 꾸민 이색 카페이다. (목간은 목욕탕 간판을 줄인건가...?)

카페 목간을 찾는 것은 쉽다. 목욕탕 간판을 찾으면 된다.

빨간색의 '학천탕' 이라는 간판만 찾으면 그 건물이 바로 카페 목간이다.

 

 

이 학천탕 이라는 오래된 목욕탕 건물을 그대로 사용한 이유는 이렇다.

이 목욕탕 건물은 서울 올림픽 스타디움을 설계했던 최고의 건축가 고 김수근씨가 설계했고

88년도에 완공된 것으로, 목욕탕 건물로서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였다.

최고의 건축가였던 고 김수근씨의 건물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려고 그대로 카페를 차린 것이다.

들어가기 전 건물의 입구부터 목욕탕 분위기를 풍긴다.

 

 

 

1층에는 카운터와 목욕탕에서 사용했던 락커와 입장표 등으로 인테리어를 해 놓았다.

 

 

 

그리고 여탕에만 있다는 그것.

동전을 넣어야 헤어 드라이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계도 있다.

 

 

그리고 안쪽으로 가면 2층 목욕탕으로 갈수 있는 계단이 나온다.

 

 

그리고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체중계다.

목욕탕에서 무조건 볼 수 있는 바로 그 체중계. 작동도 하니 몸무게를 재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왼쪽 입구로 시선을 돌리면 카페 치고는 매우 이색적인 분위기의 풍경이 펼쳐진다.

 

 

큰 탕은 단체 손님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되어 있고... (띠용ㅋㅋㅋㅋ)

탕 외에도 앉을 수 있는 모든 곳에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ㅋㅋㅋㅋㅋ)

 

 

서서 씻는 공간은 혼자 온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했고...

 

 

이런 샤워 부스에 조명을 달아서

색다른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으로 변신한 공간도 있다. (사실상 모든 곳이 포토존이긴 한데...)

 

 

 

습식, 건식 사우나 공간도 단체 손님을 위한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고

때밀이를 하던 자리도 여지없이 테이블이 놓여 있다 ㅋㅋㅋ

 

 

앉을 공간에 있는 샤워기들은 제거해버리고 그렇지 않은 공간에 있는 것들은 남겨놓은 걸 보고

참 센스있게 목욕탕을 잘 이용했다고 생각했다.

여기가 수도권이었다면 장사가 정말 잘됐을텐데... 아쉽..

 

 

그리고 기다리던 음료가 나왔는데...

공간 만으로도 부족했는지 음료가 나오는 모습마저 매우 목욕탕/찜질방 스럽다.

 

 

온천을 연상시키는 바구니에 음료를 담아주며, 서비스로 삶은 달걀을 하나씩 제공해준다.

"목욕탕에서의 삶은달걀"을 카페로 변신한 뒤에도 실천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

맛이 없을 수가 있겠는가...?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이렇게 색다른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매우 좋은 카페다.

저런 샤워기 외에도 비누와 수건 등이 있으니 적극 활용할 수도 있겠다.

앞으로 청주에 갈 일이 있다면 카페 목간을 적극 이용할 듯 하다.